2. 貞陵溪谷
北漢山 連峰의 남쪽에 위치한 山水 풍경 좋은 「貞陵洞」은 그 남쪽 山麓에 朝鮮 太祖의 繼妃인 神德王后의 陵인 貞陵이 있음으로 불리워진 이름이다. 卞季良이 貞陵 告遷祭文에서
물은 가늘게 흘러내려 커지고 山은 줄을 이어와서 감쌌읍니다.
(水涓涓而演漾兮 山靡靡而盤紆)
라고 정릉의 위치에 대해서 말한 것처럼 아늑한 境內에 山水가 回抱하여 風光이 明媚하며 일대에는 수림이 잘 조성되어 도성 士民들이 즐겨 찾는 곳이 되었다. 貞陵에서 동북쪽으로 돌아 올라가면 奉國寺·慶國寺 등의 큰 고찰이 있어 깊고 그윽한 山谷門의 자연 풍경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데 돈암동 막바지에 있는 興天寺와 함께 모두 정릉의 願刹로 되어 있다.
慶國寺 입구 시내의 서쪽에는 오른쪽으로부터 崔遵禮先生之墓·郭夏園先生之墓·金仁先生之墓의 초라한 短碣이 서 있는 3位 묘소가 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金九主席의 부인·어머니·장남의 묘소로서 광복후 임시정부의 환국과 함께 중국에서 移葬, 뜻있는 인사들의 참배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봉국사·경국사가 있는 곳을 지나서는 白톰과 白雲臺로 올라가는 등산로가 있기도 하지만 깊고 긴 漢各을 따라 물은 맑고 돌은 패어 水石 좋기로 알려졌다. 더구나 北漢山城의 輔國門을 지나 白雲臺까지 등산로가 이어지는 오른쪽 골짜기에는 樹林이 우거지고 溪谷이 깊어 굽이굽이 들어가는 곳마다 돌이 패어 못을 이루고 넓은 바위 臺를 이루니, 어딜 가나 自然의 勝景이 아닌 곳 없는 天惠의 놀이터가 펼쳐져 여름철의 피서·목욕, 봄 가을의 登山·探勝하는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지금은 서울 인구가 많고 이곳에 料亭·수영장 등 현대시설이 갖추어짐과 함께 유홍의 물결이 골짜기를 메워 아름다운 자연 경관이 손상되고 있어 안타까움을 느끼게 하고 있다.
偶丁 林圭의 「夏日貞陵途中」 詩는 도로가 불편한 당시의 이 명승지를 찾아가던 모습의 일변을 말하여 준다.
한 발걸음 옮길 때마다 긴 숨 한번씩 쉬는데,
가자고 독촉하니 가슴이 답답해진다.
땀은 줄줄 흘러 온 몸을 적시고,
몰려오는 티끌에 두 눈은 어두워진다.
한 그릇 물 마시며 童子의 예절 생각하고,
나무 그늘에 앉아 옛 사람 은혜 감사한다.
간신히 걸어서 貞陵골짜기에 이르니,
숲 속에서 서늘한 바람 불어 정신을 맑게 한다.
성북구청, 1993,
성북구지, 726-72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