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기록단 활동기록

성북구에서 사는 혹은 살았던 우리가 우리의 이야기를 기록하여 성북의 역사를 만들어갑니다.

2024. 08. 19. 정법사 (활동자: 윤소영) 2024.09.09
정법사

활동자 : 윤소영

일 시 : 2024년 8월 19일 월요일 11:00-12:00

장 소 : 정법사 (대사관로13길 44)



1. 조사지 선정 이유
많은 사람들이 성북동의 대표적인 전통 사찰로 ‘길상사’를 떠올리고 방문하지만, 길상사를 오른쪽에 두고 조금 더 올라가다 보면 성북동에서 가장 오래된 절로 알려진 ‘정법사(正法寺)’를 발견할 수 있다. 정법사는 대웅전과 산신각, 강당, 수미산 카페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정법사 서쪽에는 북안산길로 이어지는 산길이 있으며, ‘산사길’이라는 이름을 지니고 있다. 성북동의 불교문화와 유산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었기에, 비슷한 길목에 두 개의 절이 함께 있는 이유는 무엇인지, 그리고 두 개의 절 사이의 연관은 없는지 궁금해져 방문하게 되었다. 특히 도심 속에서 자연과 불교문화를 동시에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길상사와 정법사는 성북동의 주요한 도심 사찰로서 중요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2. 인터뷰 및 현장 조사 내용
삼각산 정법사는 복천암으로 조선 후기 유명한 학승이자 선사였던 호암(虎巖) 체정(體淨) 대선사가 창건한 절이다. 1959년에 건봉사 만일염불회의 회주(會主) 보광(葆光)스님과 석산(石山) 스님이 서울 가회동에 있던 건봉사(乾鳳寺) 포교당을 옮겨 왔으며, 서대문에 있던 황태자 궁을 이전하여 대웅전을 건립하면서 이 사찰을‘정법사’라고 이름 지었다. 이 절에는 현재 조선시대에 조성된 관세음보살상과 산신탱화 및 복천암터의 주춧돌 등이 남아 있다. 정법사는 한성대입구역에서 성북 02 마을버스를 타고 방문할 수 있으며, 길상사를 지나 두 정거장만 더 가면 되는 가까운 거리에 위치하였다. 대웅전 너머로는 서울 시내의 풍경이 한눈에 볼 수 있으며, 절 내에 ‘수미산 카페’가 있어 탁 트인 전망과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기기에 적합하다.
이번에 정법사를 조사하면서 매월 넷째 주 토요일 오후 5시에 정법사 앞마당에서 ‘마음 치유 산사음악회’를 개최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지난 부처님 오신 날에는 ‘봉축 풍류한마당’을 개최하여 중요무형문화재 제41호 12가사 이수자인 소리꾼 김용우씨와 락음국악단, 동락연희단, 영재국악단이 출연하기도 했다. 또한 작년 2023년 3월 18일에는 밴드 쏜애플이 밴드 최초로 삼각산 정법사에서 콘서트를 개최했다. 쏜애플은 2016년에 발매한 ‘서울병’ 앨범의 수록곡 ‘석류의 맛’이라는 노래를 중심으로 공연을 기획하였다.‘석류의 맛’은 불교적 설화를 모티프로 한 공연으로 사찰이라는 공간적 특성을 부각하여 새로운 시도를 보였다.
이처럼 정법사는 정기적인 산사음악회와 매년 부처님오신날 등 다양한 행사를 개최하여 ‘국악’과 ‘불교문화’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주지 법진 스님은 “불교는 1700년 장구한 세월을 우리와 함께 하면서 민족문화를 발전시켜 왔다. 국악과 불교는 범패, 영산회상 등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고 밝히기도 하였다. 사찰을 정적이고 고요한 공간으로만 바라보던 그간의 편견과 달리 정법사는 국악과 현대 문화 등과의 적극적인 연계를 통하여 사찰의 다채로운 면모를 드러내고 있다.

3. 조사지 특징 등
정법사가 소장 중인 각종 유물들을 조사하면서 사찰이 소장 중인 ‘자수천수관음보살도’에 대해 알게 되었다. 󰡔미술사학󰡕 저널에 등재된 김우경의 연구에 따르면, 이 유물은 조선말에서 근대기에 이르는 시기 자수불화로 당대 불교 미술사적 측면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자수천수관음보살도는 천수관음보살이 연화대좌 위에 앉아 있으며, 연화대좌의 연잎부분에 발원자를 수놓는 구도와 형식을 하고 있다. 자수천수관음보살도는 불화 하단 연꽃 대좌에 ‘임태순 수부귀다남자(任兌淳 壽富貴多男子)’라고 한자와 한글로 수놓아 있는데, 이를 통하여 임태순이라는 돈 많은 재력가가 발원자였음을 추측할 수 있다. 이에 대하여 김우경은 1910년 전후 자수불화제작에 대한 높은 관심을 짐작할 수 있으며, 일반재가신자들이 자수천수관음보살도를 발원하고 제작했다는 점에서 왕실의 주요 전유물이었던 자수불화가 점차 일반 민간인의 문화로 변화하고 있음을 드러낸다고 분석하였다. (김우경, 「근대 刺繡千手觀音菩薩圖의 양상과 조성배경」, 『미술사학』 39, 2020.)



<사진 설명>
1. 정법사 대웅전에는 석가여래불과 지장보살, 관음보살이 협시되어 있다.
2. 대웅전 옆 석조미륵불입상이다.
3. 정법사에 있는 하얀 코끼리상과 부처님상이다.
4. 정법사에 있는 수미산 카페로 탁 트인 전망을 즐길 수 있다.
5. 정법사에 대한 간단한 역사와 정보가 나열된 안내석이다.
정법사 대웅전

정법사 대웅전

정법사 석조미륵불입상

정법사 석조미륵불입상

정법사 하얀 코끼리상

정법사 하얀 코끼리상

정법사 수미산 카페

정법사 수미산 카페

정법사 안내간판

정법사 안내간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