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기록단 활동기록

성북구에서 사는 혹은 살았던 우리가 우리의 이야기를 기록하여 성북의 역사를 만들어갑니다.

2024. 09. 12. 김중업 건축문화의 집 (활동자: 신해영) 2024.10.04
김중업 건축문화의 집

활동자 : 신해영

일 시 : 2024년 9월 12일 목요일 15:30-17:00

장 소 : 장위동 (장위로21나길 11)



성북구에 남아있는 부흥주택에 관련된 자료를 얻을 수 있을까? 해서 김중업 건축문화의 집을 가게 되었다. 더불어『문학 속 그림, 그림 속 화가』 전시회를 한다고 해서 전시회도 같이 관람하려고 가게 되었다.
대문이 없이 마당으로 바로 이어지는 열린 공간이 인상적이었다. 오래된 교회의 문처럼 육중해 보였던 현관문은 눌러서 여는 손잡이가 있어서 쉽게 열고 들어갈 수 있었다. 닫힘과 열림의 조화라고나 할까? 현대식 건축물의 외관과는 달리 내부에는 곳곳에 한옥의 흔적들이 남아있다. 대표적인 것이 우물마루였다. 우물마루는 조각을 이어서 마루를 깔아서 부서졌을 때 그 마루판만 떼서 교체하면 되어서 관리가 편리하다고 한다. 계단 옆의 난간도 매끈하게 다듬어진 나무로 되어있다. 이 난간은 나무틀로 만들어진 창문과 부드러운 벽돌로 만들어진 벽과 조화를 이루었다. 창문은 바깥 부분은 이중샷시로 되어있고 안쪽은 나무문에 창호지로 창문이 발라져 있어서 단열과 한옥의 분위기를 함께 갖추고 있었다. 계단 천정에 걸려있는 샹들리에 옆으로 화려한 스테인드글라스 창문이 나란히 놓여 있었다. 2층 욕실과 드레스룸은 확연히 서양식의 모습을 드러냈다. 프랑스식 비데가 설치되어 있고, 욕조와 세면대, 그리고 은은한 쑥색의 기물들과 진한 남색의 벽면이 묘하게 어우러지며 유럽풍의 분위기를 뿜어냈다.
집의 이런 구조는 김중업의 건축철학과 맞닿아 있는 것 같다. 그는 “과거를 모방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라고 주장하며 한옥을 복원하려는 것이면 모를까 현대에 와서 과거의 한옥을 모방하여 설계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했다. 그래서 그는 1960년대 관 주도로 진행되었던 현대식 한옥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의 건축물에서 볼 수 있듯이 그는 한옥의 특징을 살려서 현재에 맞게 재해석하여 건축했다. 예를 들면, 한창우 주택(1964)에는 전통 한옥의 지붕 선과 人(사람 인)자의 지붕을 현대주택에 올렸다.

『문학 속 그림, 그림 속 화가』 전시회는 1930년대부터 2000년대에 이르는 성북을 대표하는 화가 20여 명의 표지 장정, 삽화, 그리고 문인 20여 명의 문학 작품이 포함된 단행본, 문학잡지, 동화책 등 80여 점의 자료가 전시되었다. 근현대 화가들은 책의 표지나 삽화를 그릴 때, 자신들의 작품세계를 반영한 고유의 화풍이나 개성을 드러냈다. 거실 중앙의 벽난로 위의 하얀 벽면에 이 전시회를 위해 신경림의 “정릉동 동방주택에서 길음시장까지” 서사가 새겨 있었다. 그리고 익숙한 이름의 작가들을 보면서 성북구가 예술인들의 아지트였음을 다시 한번 실감했다. 무엇보다 이 공간이 이런 전시회를 통해 현재와 교류하는 것이 과거에 머물지 않고 과거를 재해석해서 현재를 살려고 했던 김중업의 뜻을 기리는 것이 아닐까?



<사진 설명>
1. 현대식 건축양식의 외관이 단정하다.
2. 대문이 없이 열린 마당을 지나면 바로 나무로 만들어진 현관을 만난다.
3. 은은하게 반짝이는 샹들리에와 화려한 스테인드글라스를 통해 들어오는 햇빛, 그리고 붉은 벽돌이 조화를 이룬다.
4. 신경림의 “정릉동 동방주택에서 길음시장까지.” 어머니의 발걸음을 따라 같이 걷는 것 같다.
5. 거실 중앙 벽면에 현대문학의 장정과 소설가들의 작품, 그리고 화가 김환기 화백이 전시되었다.
6. 이 벽면에는 장정을 그린 화가들만 전시되어 있었다.
김중업 건축문화의 집 정문

김중업 건축문화의 집 정문

김중업 건축문화의 집 현관문

김중업 건축문화의 집 현관문

샹들리에

샹들리에

벽난로 위 신경림 작품

벽난로 위 신경림 작품

『문학 속 그림, 그림 속 화가』 전시회 1

『문학 속 그림, 그림 속 화가』 전시회 1

『문학 속 그림, 그림 속 화가』 전시회 2

『문학 속 그림, 그림 속 화가』 전시회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