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제를 지냈던 신흥사 입구 건널목
재개발사업은 빨강 신호등에 멈춰 섰다
천 개의 손으로 눈을 가린 관세음보살님
황색등 속에서 묵언 수행 중이다
세상에서 제일 큰 달동네도
세상에서 제일 작은 달동네도 아마 돈암동에 있을 것이다
철거와 재개발을 두고 갈등이 계속 이어지던 1989년 2월 18일, 돈암동 세입자 대책위원회 부위원장 정상률씨는 집주인이 행패를 부린다는 연락을 받고 세입자를 도우러 갔다가 집주인이 휘두른 칼에 목숨을 잃었다. 정상률의 노제는 돈암동 신흥사(흥천사) 입구에서 치러졌다. 이 사건은 재개발 과정에서 생존권을 보장받지 못했던 도시 빈민들의 비극으로 기억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