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아리고개 아래에 처음으로 문을 연 점집의 역학사이다. 이도병 역학사는 미아리고개로 오기 전 남산 기슭 양동(오늘날 서울역 앞 구 대우빌딩 주변)에서 처음 점집을 차리고 영업을 시작했다. 그러다가 1960년대 중반 서울 도심 개발이 시작되면서 양동과 종로 3가 등지에 밀집되어 있던 점집들이 모두 철거를 당하는 바람에 역학사들은 변두리 지역으로 각기 흩어져 생계를 이어나가야만 했다. 이도병 역학사가 들어온 미아리고개 아랫동네는 그런 변두리 지역 가운데 한 곳이었다. 그때만 해도 이곳은 집값이 싸고 전차 종점과도 가까울 뿐 아니라 고개를 오르내리는 행인들도 많아 점집을 차리기에 안성맞춤의 장소였다. 그렇게 굴다리 밑에서 점을 쳤던 이도병 역학사의 점이 점차 입소문이 나면서 사람들이 꼬였다. 그리하여 이곳에서 영업 2년 만에 가게를 마련해 손님을 받았고 고향 철원의 이름을 딴 간판을 걸었다.
박수진 , 위가야, 김희식, 차현주, 이승준, 2014,
미아리고개, 131-13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