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계기로 여기 오시게 되었습니까?
아, 무슨 계기가 있어서 온 건 아니고, 그래도 여기가 서울이랑 가깝고 해서 온 거죠. 그리고 여기가 지금도 사람이 많이 살지만 그때도 미아리 시장이 되다시피 하니까 여기 와서 자리를 잡아봐야겠다 하고왔죠.
오실 때 자리를 금방 잡을 수 있었습니까?
그때만 해도 여기에 자리가 많았어요. 지금도 여기 물론 맹인들만 살기 때문에 그렇지만, 그 당시만 해도 여기 맹인들이 집 얻기가 상당히 힘들었거든요. 잘 안주고 근데 여기만은 안 그랬거든요. 그래서 이사 오기가 쉬웠죠.
가장 손님이 많이 올 때, 말하자면 언제가 가장 전성기였습니까?
잘 될 때는 1, 2월도 되고. 또 학생들 수능시험 볼 때 손님이 많이 찾죠.
손님들이 어떤 것을 자주 물어보나요?
사주를 많이 봐요.
손님들이 주로 어떤 분들이죠?
젊은 층은 주로 학생들이 진로를 묻기 위해서 오고. 입학할 땐 또 어느 학교가 좋은가 그거 때문에 오고, 그 다음에는 이제 학교 다니면서 졸업하고 자기가 사주를 봐가지고 진로를 문의하려고 많이 오고 그렇죠. 또 사업하려는 사람은 어떤 사업을 하는 게 좋은가 문의하러도 오고. 또 정치하려는 사람은 정치하면 자기가 출세를 하겠나 이걸 물어보러도 오고 그렇죠.
다들 만족해서 가시나요?
그래도 제가 사주는 잘 본다고 이 동네, 저 동네에서 많이 와요. 우리 집에서 사주보고 간 사람이 아 거기 아무 댁 가면 사주 잘 본다고 이렇게 해서 보내는 손님이 오고. 또 그러기 때문에 와서 보면 과연 사주를 잘 본다고. 그런 손님들이 단골이죠.
박수진 , 위가야, 김희식, 차현주, 이승준, 2014,
미아리고개, 19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