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암 한옥마을을 벗어나 언덕을 따라 오르다보니 멀리 상아빛을 띈 거대한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가까이 가보니 상층부에 거대한 두 글자가 붙어있었다. 용. 문. 그 유명한 용문이로구나. 생각해보니 이 학교의 위치는 고지대라서 경관이 아주 좋고, 앞으로는 성북천이 흐르며 뒤로는 개운산이 버티고있는, 말 그대로 배산임수의 명당 중에 명당이다. 옛날 많은 유력자들이 이 땅을 탐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일까? 코미디언 유재석, 영화배우 한석규, 축구감독 황선홍 등 기라성같은 인물들이 이 곳에서 배출되었다.
건강한 육체에 맑은 정신이 깃든다는 말이 있다. 오르고 올라도 끝이 없는 용문중 · 고등학교. 이 곳을 3년 다니면 건강해질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 다들 건강에 비례한 맑은 정신을 가졌을테고 말이다.
박수진, 백외준, 민문기, 김영미, 최호진, 최보민, 고종성, 김민성, 2017,
보문동∙안암동, 188-18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