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듬해 만난 나폴레옹은 빵장수였다 삼선교에 자리한 나폴레옹 제과점, 회색 교복 바지를 줄여 입는 남자애들과 검은색 교복 치마를 올려 입는 여자애들이 그의 베이커리에 가득했다 조끼 안주머니에 한 손을 넣어 슬슬 쓰다듬던 남자, 배부른 남자였다
1968년 2월 삼선교 부근에 처음 문을 연 나폴레옹 과자점은 2007년 현 위치(성북로 7)로 확장 이전을 거쳐 50년 이상 운영 중인 오래된 빵집이다. 상호는 당시 사장의 중학생 아들이 즐겨 읽던 나폴레옹 위인전에서 힌트를 얻었다고 한다. 1983년, 고등학생이었던 화자(시인)와 또래 학생들에게 나폴레옹 과자점은 빵집 이상의 의미를 가진 추억의 장소일 것이다. 이 밖에도 이 시에서 화자는 중학교 참고서의 표지 그림으로, 대학 시절 유명 가수가 광고했던 음료의 제품명으로, 또 그 이후에는 저렴하고 대중적인 양주로 만났던 나폴레옹을 떠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