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은 마당을 곧장 내려가면 삼선초등학교가 나오고 초등학교 앞 삼거리에서 오른편으로 가면 경동고등학교가, 왼편으로 가면 한성여고가 나옵니다. 삼거리는 어디나 연애담을 담고 있습니다 형들과 누나들이 거기서 만나 동도극장에 가곤 했답니다 학생주임이 몽둥이를 들고 그곳을 급습했지만, 아시다시피 필름은 하루에 다섯 번이나 돌아가고 극장 안은 아주 어둡습니다
화자가 살던 삼선동(동소문동3가 63)에는 개봉관에서 내린 영화를 저렴한 가격에 상영하던 재개봉 전용관인 '동도극장'이 있었다. 문화시설이 많지 않았던 그 시절, 티켓 한 장으로 여러 편의 영화를 볼 수 있었던 동도극장에는 주머니 가벼운 젊은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연소자 관람불가 영화일지라도 표를 살 수 있었기에 인근 고등학교에 다니던 학생들은 교사의 눈을 피해 동도극장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