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아리 점성촌에 본부를 두고 있는 사단법인 대한시각장애인역리학회는 한국 시각장애인 점복의 맥을 잇고 있는 대표적인 단체이다. 점성촌의 시각장애인 역학사들이 주축이 된 이 단체는 전국의 시각장애인 역학사들을 회원으로 거느리고 있으며 시 · 도별 지부를 두고 있다. 창설된 지는 40년이 조금 넘었지만 단체의 기원은 멀리 고려시대까지 올라간다. 고려시대에 활동했던 시각장애인 역학사들을 맹승盲僧이라고 불렀는데 수도 개경에 이들의 동업조합이 있었다고 전해지며 이는 조선시대에 와서 명통사明通寺, 맹청盲廳으로 이어졌다. 일제강점 초기 명맥이 잠시 끊겼다가 1925년 조선맹인역리대성교 맹인조합이라는 단체로 부활하였다. 해방 후인 1956년에 이를 대한맹인역리대성회로 개칭하고, 1971년 사단법인 대한맹인역리학회라는 명칭으로 법인설립 인가를 받아 지금에 이르고 있다. 이러한 역사적 맥락을 함께 본다면 미아리 점성촌은 한국의 대표적 점성촌으로만 아니라 한국 시각장애인 점복의 유구한 전통을 이어나가는 존재로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박수진 , 위가야, 김희식, 차현주, 이승준, 2014,
미아리고개, 138-13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