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기록단 활동기록

주민기록단이 기록하는 성북의 이야기입니다.

[2026년 9월의 기록] 어느 시니어 이야기(기록가 : 임진희) 2026.09.29
어느 시니어 이야기 기록가 : 임진희 일 시 : 2026년 6월 19일 금요일 14:00 – 17:00, 9월 9일 수요일 10:30 - 13:30, 9월 17일 목요일 14:00 - 17:00 장 소 : 성북구청(도로명 주소 : 서울 성북구 보문로 168), 서울시청자미디어센터(도로명 주소 : 서울 성북구 길음로7길 20 서울성북미디어문화마루) 시니어클럽 근무 체험기 실로 얼마 만인지요? 안암동 집을 나서 성북천을 따라 내가 근무하는 초등학교로 향합니다. 여름의 강렬한 더위도 한풀 꺾이고 바람이 살랑이며 장난스럽게 머리칼을 흩트려 놓습니다. 천변 풍경에 마음을 빼앗기어 걷고 있는 내게 앙증맞은 초화류들이 생글거리며 말을 걸어옵니다. 출근길 “아, 출근하시는군요, 오늘도 보람된 하루를 보내시겠네요.” “맞아.” 나는 그들에게 살가운 미소를 씨익 날립니다. 20여 분의 출근길, 생각에 잠깁니다. 사회에서 나의 쓰임이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올 3월부터 다시 일을 시작하게 되었답니다. 초등학교 학습준비물실 하루 3시간 근무입니다. 학생들에게 필요한 학습용품을 전달하고 교사들이 PC로 보낸 학습자료를 출력해주는 등 그다지 대단한 일은 아니지만 내게는 얼 마나 소중한지요, 마음속 울림이 컸습니다. 다시 일을 할 수 있구나, 내가 아직 쓸모가 있구나. 성북구민으로서 자긍심 내 생애 지난 일들이 떠오릅니다. 한때 잘나가던 시절도 있었고 치열한 갈등의 순간도 있었지만 그 모든 것들이 흘러가 버린 강물과 같은데 다시 일을 할 수 있다니 물살을 거스르며 튀어 오르는 연어가 된 듯 살짝 흥분도 되었지요. 50대 중반에 일을 놓고 15년 만에 출근하던 날의 긴장과 두근거림을 잊을 수 없습니다. 일터에서 같이 일하게 된 심성 좋은 두 분을 만났습니다. 동시대를 열심히 살아온 동갑내기들이라 이해의 폭도 넓었습니다. 요즘 가장 자주 만나는 친구인 셈이지요. 학교라는 공간이 주는 분위기는 특별합니다. 해맑은 아이들의 모습을 보노라면 수십 년 전 첫아이를 초등학교에 입학시키던 그날이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그때는 나도 풋풋한 초보 엄마였는데 무정한 세월이 화살처럼 흘러 칠순의 노인이 되어버렸습니다. 이 귀한 기회는 그냥 주어진 것은 아닐 겁니다. 이 일을 설계한 사람이 있을 것이고 책임을 지고 이끌고 있는 분들도 있지요. 성북구에 대한 자긍심이 커지고, 성북시니어클럽 사회복지사 선생님들께 감사함도 크답니다. 존중받는 느낌, 보호받는 기분 처음 시니어클럽 선생님들이 시니어들을 아이처럼 나긋하게 대하는 모습을 보면서 어색하고 조금 당황스럽기도 했습니다. 항상 가족의 울타리가 되고 가정을 강하게 이끌어오며 지내왔는데 어느새 어르신이라 불리는 대접받는 나이가 되어 있더군요. 그분들은 세심한 배려를 놓치지 않았고 친절하게 지시 사항을 전달하고 따뜻하게 이끌어 주었습니다. 지난여름 엄청난 폭염 때는 워크북으로 근무를 대체하도록 하여 참으로 다행이었고 고마웠습니다. 안전교육, 장애인 인식개선, 아동학대⋅노인학대 교육, 디지털 금융사기 예방 및 대응법 등 다양한 교육을 실시하여 업무 소양도 고취시켜 주었습니다. 그뿐 아니라 문화공연 관람 기회도 제공하여 정서를 함양시키고 함께 대화를 나눌 기회도 마련합니다. 석양이 아름다운 것은 어린 왕자는 사막이 아름다운 것은 어디엔가 우물이 숨겨져 있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석양이 매혹적인 것은 이내 찾아올 깊은 어둠 때문이겠지요. 노을 속에는 생의 희로애락이 한 자락 펼쳐져 있네요. 그 한 생이란 것도 어찌나 순식간에 지나갔는지 허망하기 짝이 없습니다. 내게 남아있는 빛을 곱게 밝히며 주어진 운명을 받아들이며 사그라들고픈 마음입니다. 그날이 올 때까지 하루하루 좀 더 의미 있게 보내는 데 시니어클럽 일이 보탬이 됩니다. 퇴근길 하루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발걸음이 가볍습니다. 적당한 긴장과 피로는 밤에 잠도 잘 오게 하지요. 더러 시행착오를 겪고 실수도 하지만 뛰어난 능력을 요구하지 않고 완벽함을 강요당하지 않으며 성실하게 주어진 일을 할 수 있는 시니어클럽 일이 있어 참 좋습니다. 한 달 20일 근무에 필요할 때 연 9회까지 휴무를 쓸 수 있어 탄력 있게 삶의 계획을 잡을 수도 있지요. 어느덧 시간이 흘러 올해 일할 수 있는 시간이 3개월밖에 남지 않았네요. 남아있는 날들도 좋은 날들이기를 희망하며 그동안 모아둔 급여로 오래된 김치냉장고를 바꿔 보려는 달콤한 계획을 잡아봅니다. 올해 김장은 내 힘으로 장만한 냉장고에 보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진 설명> 1. 6월 19일 성북구청에서 열린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 이요한 강사 2. 교육에 참가한 시니어들(성북구청) 3. 9월 9일 서울시청자미디어센터 아동학대 예방 교육 진행자 김지윤 사회복지사 4. 디지털 금융사기 예방 및 대응법 교육(서울시청자미디어센터) 5. 9월 17일 학습준비물실과 늘봄학교 돌보미 공동교육 노인 일자리에 대해 강의하는 이명수 횡성시니어클럽 전 관장 6. 근무 모습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

교육 참가

교육 참가

아동학대 예방 교육

아동학대 예방 교육

디지털 금융사기 예방 및 대응법 교육

디지털 금융사기 예방 및 대응법 교육

공동교육

공동교육

근무 모습

근무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