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대:현대
- 시기:1953년 06월
- 주소:서울특별시 성북구
- 서울 우리 집 산방에 돌아와서 한 달 가깝도록 그저 좋기만 하지 아무 생각도 나지 않는다. 이 상태가 언제까지 계속될지 모르나 그렇게 서두르고 싶지 않다. 아직도 졸리기만 하는 이 졸음의 뿌리를 빼버리고, 그리고 드높은 하늘과 가을산을 한참 보노라면 추석도 올 것이니 이 명절을 기해서 친구들을 산방에 모아 한바탕 투음(鬪飮)하고 나면 그댄 생기도 돌고 정신도 나고 그럴 것이니 당분간 마음대로 멍하고 살자.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57쪽김환기는 실속 없이 바쁘게 생활했던 부산에서의 생활과 성북동 집에 돌아온 후 생활을 비교하며, 멍하니 주변공간을 바라보며 무위의 시간을 갖는 것에 대한 행복을 서술하고 있다. 김환기는 이 글에서 멍하니 보내는 이 시간이 아직 좋기만 하니 당분간 이 상태를 유지하려는 마음을 내보이고 있다. 성북동에 대한 김환기의 애정이 드러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