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대:현대
- 시기:2009년
- 주소:서울특별시 성북구
- 돈암동 시장 어귀 매일 아침 파를 다듬는 할머니가 길 모퉁이에 있었다 일 년 내내 고개를 들지도 않고 파를 다듬는 할머니는 오직 파를 다듬기 위해 사는 사람처럼 매일 아침 채소 가게 어귀에 나와 앉아 머리가 하얀 파 껍질을 벗기고 있었다 한번도 고개를 들어 행인을 보지 않고 언제나 구부린 자세로 파를 다듬기만 하던 할머니가 어느 날, 꽃샘바람 지나가는 시장 어귀를 바라보고 있었다 잘 다듬은 파처럼 단정하게 머리칼을 흙 묻은 손으로 쓸어올리는 파 할머니 얼굴에서 흘낏 돌보다 강인한 우리 어머니의 얼굴을 보았다불꽃 비단벌레, 114-115쪽돈암동 시장을 자주 지나다니는 시인은 시장 어귀에서 파를 다듬는 할머니 한 분에 주목한다. 일년 내내 언제나 구부린 자세로 있어서 그 얼굴을 보지는 못하였는데 꽃샘추위가 심한 어느날 시인은 파 할머니가 잠깐 고개를 들어 머리칼을 쓸어올리는 모습을 포착하고 돌보다 강인한 어머니의 얼굴을 발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