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성북구 정릉동 아리랑시장의 ‘행복한 정릉 카페’에서 진행했던 주민 자치활동이다. 2012년 ‘성북구 마을만들기 공모사업’을 통해 정릉동 주민들이 동네 사람들의 소모임과 문화생활을 엮는 커뮤니티 카페를 구상하였고, 구청의 도움을 받아 아리랑시장에 ‘행복한 정릉 카페’를 열었다. 카페를 찾는 주민들이 조금씩 늘어가면서 의미있는 이벤트를 구상했고 그것이 ‘카페 문화제, 만나요 우리!’였다. 문화제를 구성하는 프로그램으로 정릉에서 오래 살았던 주민들의 추억이 담긴 사진들을 모아 ‘한 벽 사진전-정릉, 아름다운 날의 기억’을 진행했고, 그 벽에 금속공예를 하는 동네 주민의 작품을 전시한 ‘한 벽 갤러리’를 열었고, ‘카페에서 영화보기’와 ‘반짝 바자회’ 등의 행사를 담았다.
색다르고 유쾌한 시도, 카페 문화제
카페를 오픈한 지 한 달이 지나고 두 달, 세 달이 지나자 처음엔 “저기 뭐하는 곳이야?” “회원만 들어갈 수 있는 곳인가?”하고 기웃거리다 그냥 지나가 버리던 동네 주민들이 하나둘씩 문을 열고 들어오기 시작했다. 애초에 다섯 번 쳐다보고 여섯 번째 들어오는 카페가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우리였다. 그만큼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동네 사람들 사이로 조용히 스며드는 공간이 되고 싶었던 거다. 저기가 뭐하는 곳일까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저기서 웃고 떠들고 있는 저 아줌마들과 나도 이야기 한 번 섞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그런 공간이고 싶었던 거다.
그런 우리의 바람에 조금씩 가까워지던 어느 가을날, 우리는 본격적으로 동네 사람들에게 손을 내밀어 보자는 심정으로 또 하나의 재미난 작당모의에 들어갔다. 이름 하여 ‘카페 문화제, 만나요 우리!’ 낯선 동네 사람들을 만나고 이웃이 되고 싶은 우리의 마음을 문화행사로 풀어내보자는 것이었다.
우리 동네에도 분명 문화와 예술을 즐기는 사람들이 있을 테고, 문화예술계에 종사하는 주민들도 있을 텐데. 평소 그런 데에 문외한인 사람들일수록 동네에서 부담 없이 문화를 접할 수 있으면 좋을 텐데. 이런 생각을 하다 보니 단장 우리 카페에 사진작품을 기증해 준 사진작가 아빠가 떠올랐다. 카페의 한 벽을 이용해 작은 사진전을 해보면 어떨까 제안했더니 우리가 생각하지도 못했던 기발한 아이디어까지 보태 흔쾌히 수락해 주는 것이었다.
어린이집 엄마아빠들 중에 정릉에서 태어나서 40년 넘게 살아온 정릉토박이들이 여럿 있었다. 그리고 그들이 다시 정릉에서 한 가정을 이뤄 아이를 키우고 산다는 것 자체가 아름다운 이야기로 사진전의 소재가 되기에 충분했다. 그들이 어린 시절을 보낸 정릉과 지금의 정릉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우리는 그 정릉토박이 부모들의 어릴 적 사진을 수집했다. 초등학교 때 정릉에 소풍간 사진, 골목길에서 뛰어놀던 사진, 지금은 없어진 정릉천의 모습……. 우리는 사진 속 배경이 된 장소를 찾아가 보았다. 그 때의 모습이 그대로 남아있는 곳,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완전히 바뀌어버린 곳, 희미한 흔적만 남아있는 곳. 어릴 적 향수를 떠올리며 우리는 30년 전 사진을 찍었던 그 자리에서 똑같은 포즈로 그들의 아이를 세웠다. 그 시절 친정엄마의 품에 안겨 사진을 찍었던 한 엄마는 이제 자기 딸을 안고 30년 전 사진과 비교해 볼 수 있게 두 사진을 붙이고 액자에 넣어 10점이 넘는 작품이 태어났다. 그렇게 보니 그들에게 정릉은 수십 년간 나와 내 아이를 품어준 고마운 곳이었다. 고향의 의미를 잊고 살아온 우리에게 사진이 주는 메시지는 따뜻했다. 사진들을 카페 한 쪽 벽에 나열해 붙이고 ‘한 벽 사진전-정릉, 아름다운 날의 기억’이란 타이틀을 내거니 금세 근사한 갤러리로 변신했다.
카페를 들어선 손님들은 뜻밖의 감성 사진전에 잔잔한 감동을 느꼈다. 사진 속의 얼굴들이 묘하게 닮은 것을 발견하는 것, 사진 속 배경을 보고 정릉의 개발된 모습을 가늠하는 것, 80년대 향수를 느껴보는 것, 정릉에서 오래 살았든 그렇지 않든 사진 속의 이야기를 듣는 것에 모두들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작은 동네 카페의 매력이란 이런 게 아닐까.
우리 동네 작은 골목길을 지나다보면 만나게 되는 특이한 공간이 하나 있다. 3평이나 될까? 정말 작은 공간인데 금속공예를 하시는 주민이 운영하는 개인 스튜디오다. 그 분은 아파트에서 작업하기가 불편해 스튜디오를 만들게 되었다고 했는데, 직접 나무를 사다가 작업대도 만들고 문짝도 달고 한 솜씨 전문가 수준이었다.
온종일 음악을 틀어놓고 작품 활동을 모습을 골목을 지나다니면서 눈여겨 봐오던 터였다. 어느 날 커피 한 잔을 손에 들고 스튜디오를 찾아갔다.
“선생님의 작품을 동네 사람들도 감상할 수 있게 카페에서 작은 전시회를 해보면 어떨까요?”
이렇게 해서 한 벽 갤러리가 탄생했다. 사진전을 했던 벽에 장식장을 설치하고 작품을 전시했다. 평소에는 자주 접할 수 없던 금속공예의 아름다움을 가까이서 느낄 수 있는 자리였다. 처음엔 동네에서 작품전시를 한다는 것에 조심스러워하던 작가분도 인사동이나 청담동 같은 곳에서나 전시회를 통해 대중들을 만날 생각을 했지, 이렇게 동네 이웃들에게 자신의 작품을 소개할 수 있는 소박한 자리는 상상하지 못했다며 새로운 경험에 즐거워했다. 일주일간의 전시회는 그렇게 성황리에 끝나고 카페에서 영화보기와 반짝 바자회 같은 부대행사를 마지막으로 카페 문화제도 마무리되었다.
색다르고 유쾌한 시도, 카페 문화제
카페를 오픈한 지 한 달이 지나고 두 달, 세 달이 지나자 처음엔 “저기 뭐하는 곳이야?” “회원만 들어갈 수 있는 곳인가?”하고 기웃거리다 그냥 지나가 버리던 동네 주민들이 하나둘씩 문을 열고 들어오기 시작했다. 애초에 다섯 번 쳐다보고 여섯 번째 들어오는 카페가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우리였다. 그만큼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동네 사람들 사이로 조용히 스며드는 공간이 되고 싶었던 거다. 저기가 뭐하는 곳일까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저기서 웃고 떠들고 있는 저 아줌마들과 나도 이야기 한 번 섞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그런 공간이고 싶었던 거다.
그런 우리의 바람에 조금씩 가까워지던 어느 가을날, 우리는 본격적으로 동네 사람들에게 손을 내밀어 보자는 심정으로 또 하나의 재미난 작당모의에 들어갔다. 이름 하여 ‘카페 문화제, 만나요 우리!’ 낯선 동네 사람들을 만나고 이웃이 되고 싶은 우리의 마음을 문화행사로 풀어내보자는 것이었다.
우리 동네에도 분명 문화와 예술을 즐기는 사람들이 있을 테고, 문화예술계에 종사하는 주민들도 있을 텐데. 평소 그런 데에 문외한인 사람들일수록 동네에서 부담 없이 문화를 접할 수 있으면 좋을 텐데. 이런 생각을 하다 보니 단장 우리 카페에 사진작품을 기증해 준 사진작가 아빠가 떠올랐다. 카페의 한 벽을 이용해 작은 사진전을 해보면 어떨까 제안했더니 우리가 생각하지도 못했던 기발한 아이디어까지 보태 흔쾌히 수락해 주는 것이었다.
어린이집 엄마아빠들 중에 정릉에서 태어나서 40년 넘게 살아온 정릉토박이들이 여럿 있었다. 그리고 그들이 다시 정릉에서 한 가정을 이뤄 아이를 키우고 산다는 것 자체가 아름다운 이야기로 사진전의 소재가 되기에 충분했다. 그들이 어린 시절을 보낸 정릉과 지금의 정릉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우리는 그 정릉토박이 부모들의 어릴 적 사진을 수집했다. 초등학교 때 정릉에 소풍간 사진, 골목길에서 뛰어놀던 사진, 지금은 없어진 정릉천의 모습……. 우리는 사진 속 배경이 된 장소를 찾아가 보았다. 그 때의 모습이 그대로 남아있는 곳,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완전히 바뀌어버린 곳, 희미한 흔적만 남아있는 곳. 어릴 적 향수를 떠올리며 우리는 30년 전 사진을 찍었던 그 자리에서 똑같은 포즈로 그들의 아이를 세웠다. 그 시절 친정엄마의 품에 안겨 사진을 찍었던 한 엄마는 이제 자기 딸을 안고 30년 전 사진과 비교해 볼 수 있게 두 사진을 붙이고 액자에 넣어 10점이 넘는 작품이 태어났다. 그렇게 보니 그들에게 정릉은 수십 년간 나와 내 아이를 품어준 고마운 곳이었다. 고향의 의미를 잊고 살아온 우리에게 사진이 주는 메시지는 따뜻했다. 사진들을 카페 한 쪽 벽에 나열해 붙이고 ‘한 벽 사진전-정릉, 아름다운 날의 기억’이란 타이틀을 내거니 금세 근사한 갤러리로 변신했다.
카페를 들어선 손님들은 뜻밖의 감성 사진전에 잔잔한 감동을 느꼈다. 사진 속의 얼굴들이 묘하게 닮은 것을 발견하는 것, 사진 속 배경을 보고 정릉의 개발된 모습을 가늠하는 것, 80년대 향수를 느껴보는 것, 정릉에서 오래 살았든 그렇지 않든 사진 속의 이야기를 듣는 것에 모두들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작은 동네 카페의 매력이란 이런 게 아닐까.
우리 동네 작은 골목길을 지나다보면 만나게 되는 특이한 공간이 하나 있다. 3평이나 될까? 정말 작은 공간인데 금속공예를 하시는 주민이 운영하는 개인 스튜디오다. 그 분은 아파트에서 작업하기가 불편해 스튜디오를 만들게 되었다고 했는데, 직접 나무를 사다가 작업대도 만들고 문짝도 달고 한 솜씨 전문가 수준이었다.
온종일 음악을 틀어놓고 작품 활동을 모습을 골목을 지나다니면서 눈여겨 봐오던 터였다. 어느 날 커피 한 잔을 손에 들고 스튜디오를 찾아갔다.
“선생님의 작품을 동네 사람들도 감상할 수 있게 카페에서 작은 전시회를 해보면 어떨까요?”
이렇게 해서 한 벽 갤러리가 탄생했다. 사진전을 했던 벽에 장식장을 설치하고 작품을 전시했다. 평소에는 자주 접할 수 없던 금속공예의 아름다움을 가까이서 느낄 수 있는 자리였다. 처음엔 동네에서 작품전시를 한다는 것에 조심스러워하던 작가분도 인사동이나 청담동 같은 곳에서나 전시회를 통해 대중들을 만날 생각을 했지, 이렇게 동네 이웃들에게 자신의 작품을 소개할 수 있는 소박한 자리는 상상하지 못했다며 새로운 경험에 즐거워했다. 일주일간의 전시회는 그렇게 성황리에 끝나고 카페에서 영화보기와 반짝 바자회 같은 부대행사를 마지막으로 카페 문화제도 마무리되었다.